나를 찾아줘 ㅣ 스릴러

데이빗 핀처 ㅣ 2014.10.23


 칙쇼가 영화권으로 보여줬던 영화. 외국영화라길래 외국영화 자막보기를 귀찮아하는 나로서는 처음에 달갑지 않게 생각했다. 처음 장면 영화는 아내를 쓰다듬으면서 음험한 생각을 하는 남편으로부터 시작한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다며 두개골을 부셔버리고 싶다"느니 그런 말을 하는데 마치 남편이 바로 사이코패스라는 식으로 관람객들이 생각하도록 만든다. 그리고 극 중간까지 바람을 피는 남편의 모습, 바람둥이 기질을 많이 보여줌으로써 관람객의 생각을 확실하게 만들어주고 중간부터는 소름끼치는 진실을 보여주는데, 그건 바로 아내가 사이코패스라는 것.

  아내는 자신의 스토리대로 일기를 만들어 놓는다거나 이웃집의 친구 하나를 잘 구슬려서 남편을 완전 범죄자로 모는 등 모든 이들이 그렇게 생각하도록 시나리오를 짜고 그대로 집을 나가버린다. "남편을 자신이 마음대로 할수 없다. 원하던 사람이 아니다."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남편은 그 시나리오대로 아내를 죽인 무자비한 살인마로 내몰리게 된다. 결국 마지막에 남편이 벗어나기 위한 수법으로 토크쇼에 나가 반성하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이 모습을 보고 아내는 돌아온다. 그것으로 끝이 나면서 행복한 부부생활로 돌아오는 것이 아니라 그때부터 본격적인 지옥생활이 시작된다. 밖으로는 "행복한 유명인 부부"로 코스프레를 하면서 사실은 냉랭한 그런 관계가 되어버린다. 그리고 아내가 돌아올때, 자신의 뒤를 봐준 전남친을 살해했다는 것을 남편은 알면서 수틀린다면 자신 또한 그렇게 죽이지 않을까 라는 공포감 또한 시달리게 된다. 

  전혀 무서운 장면은 나오지 않는다. 중간즈음에 전 남친이 죽는 장면이 나오긴 하지만, 그 장면이 그렇게 잔인하다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스믈스믈 공포감이 밀려온다. 내가 이 영화를 보고 드는 생각은 만약 내가 남편이였다면 어땠을까 라는 것이다. 나라면 그 여자가 하자는 대로 순종적으로 잘 따르며 살수 있었을까? 나는 은근 순종적인 면이 있어서 괜찮지 않았을까 했지만, 그런 자발적인 순종이 아닌 "내가 이렇게 행동하지 않으면 이 여자는 나를 어떻게 할 지 모른다."라는 소름끼치는 생각에서 비롯된 순종이라면 그 삶 자체가 감옥이 아닐까. 그러다 보면 언젠가 지치고 힘들어 내 삶이 아닌 그 여자만의 삶만이 부부 생활에서 존재하게 될 것이다. 나를 잃어버린 삶. 그 삶은 죽는 것보다 더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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