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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컨 ㅣ 드라마

스티븐 스필버그 ㅣ 2013.03.14


  일단 이 글을 시작하기에 앞서 일단 BGM으로 깔은 연설은 링컨의 가장 유명한 연설인 게티즈버그 연설이다. 영화 속에서 나오는 그대로의 목소리는 아닌 것 같지만, 가장 이 글에 어울리는 배경음이 아닌가 싶다. 

  

  나는 링컨에 대해서는 몰랐다. 아니 모른다기보다 제대로 알지 못했다는 게 더 적당한 표현이다. 단순히 미국의 가장 존경받는 대통령. 한 소녀가 대통령에게 보낸 편지의 "수염을 기르는 편이 더 어울릴 것 같아요"라고 적은 구절을 본 이후로 수염을 항상 기르고 다녔던 친근한 대통령. 노예제를 폐지하는데 앞장 선 대통령. 이 정도 뿐이었다. 물론 내가 알고 있던게 틀린건 아니다. 틀리지 않고 아주 정확한 표현이다. 하지만 그런 정확한 표현을 하면서 정작 나는 그에 대해서 전혀 모르고 있었다. 영화를 조금씩 보아가면서 궁금한 점은 검색을 해보고 하며 영화를 제대로 이해하게 된 것 같다.

  이 영화는 링컨이 미국 헌법 제 13차 수정안을 통과시키려고 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영화 내에서 링컨의 13차 수정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링컨과 가장 가까운 측근인 해럴드 H. 슈어드가 여러 의원들을 매수하기도 하고, 후반부에는 링컨이 직접 의원 한명씩 만나 설득한다. 물론 만화처럼 그에 감동받은 모든이들이 자신의 당과 그 당의 이념에 상관없이 만장일치로 통과하지도 않고, 인종차별을 반대하고 인간은 동등하다는 생각을 가진 스티븐스가 자신의 의견을 국회에서 멋지게 피력해 설득하지도 않는다. 그들은 현실과 타협한다. 아니 그것이 현실이기에, 의원들을 매수해 단 2표의 표차이로 통과시키고, 인종차별을 없애고 인간은 모두 동등하다고 주장하며 몇십년간 싸워왔던 스티븐스 의원은 단지 그 법의 통과를 위해서 자신의 뜻을 꺾고 "인간은 동등하지 않고 오직 법 앞에서만 평등할 뿐"이라고 외치고 외치고 또 외친다. 뜻을 저버렸냐고 실망이라고 비판하는 동료 의원의 비판을 들으면서도..

  그렇게 법안은 통과되고 스티븐스 의원의 한마디가 그 법안과 링컨을 아주 잘 설명해준다.


  "부패로 통과된 가장 순수한 사람이 발의한 법안"


  그리고 법안이 통과되고 얼마 뒤 링컨은 극장에서 연극을 관람하다 암살당한다. 그의 나이 향년 56세였다. 그의 재임기간은 단 5년. 그 5년간 인류 역사상 엄청나게 위대한 일을 이룩하고 그렇게 역사의 뒤로 사라졌다. 링컨의 일생은 익히 알고 있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패배와 낙선으로 점철된 인생. 하지만 그 몇십년간의 얼룩진 일생은 그의 재임기간 단 몇년을 그렇게 화려하게 빛내며 불태우고 한순간에 바스라지지 않았을까. 모든 에너지와 생명력을 그 수정 법안 하나에 쏟아붇고 그렇게 저물어 간 사람. 


  인종과 국가를 건너뛰어, 오늘 나는 한 명의 존경할 만한 인물을 찾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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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한도전 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이른바 토토가)특집. 상당히 재밌게 보았다.

  나 또한 90년대 초반생으로 터보까진 아니지만 김건모, 소찬휘, 조성모 등 이 프로그램에 출연한 대부분의 연예인들을 보고 자라왔다. 그 당시에는 MP3도 활성화되어있던 시절이 아니라서 마트에서 듣거나 주말 음악방송 프로그램을 통해서 음악감상이 이뤄졌다. 물론 나는 그 당시 열살도 되지 않은 어린이였기에 대중가요에 익숙하기보단 동요, 만화주제가에 빠져있었지만 누나가 열심히 주말 음악방송을 챙겨보고 따라하고 부르고 하는것을 옆에서 많이 봤기때문에 어깨너머로나마 그들을 많이 접할 수 있었다. 내가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면서 나도 대중가요에 눈을 뜨기 시작했고, 컴퓨터로 이것저것 뮤직비디오, 좋은 노래들을 들어가며 심취했던 적도 많았다.

  하지만 나도 나이를 먹어 어느덧 20대 중반이 되고 내 삶과 내 공부에 쫓기고 지쳐 살다보니 그런 추억과 동떨어진 채 멀리 와버린 것 같다. 이제는 방송에 나오지 않는 그들.. 그들은 도대체 무얼 하고 살고있을까? 그런 궁금증을 불러일으킴과 동시에 해결해주는 그런 좋은 프로그램이었다. 연달아서 이어진 프로그램을 3시간동안 후딱 봐버렸고 그러는 사이 옛날 노래들을 많이 생각해보고 그 추억에 잠겨보게 되었다. 하지만 내가 이 프로그램을 보고 그냥 추억에만 잠겼었다면 이 글은 쓰지 않았을 것이다. 그렇다면 나는 무엇을 느꼈는가? 바로 그건 과거의 열정과 노력이다. 저 자리에 모인 모든 연예인들은 처음 서로를 보자마자 너무나도 반가워하며 눈물을 글썽였고, 나중에 한명 한명 공연을 할 때마다 전율하고 감동에 가득찬 표정을 보였다. 그들을 그렇게 만든 것은 흘러온 시간도 있겠지만 바로 과거의 열정과 노력이 있었기에 그렇다는 것이 내가 생각한 가장 바람직하고 옳은 정답이다. 그들이 그 당시에 대충대충 열정과 노력 없는 삶을 살았다면 지금 이러한 자리에 와 그 과거를 추억하면서 웃을 수 있을까? 없을 것이다. 무한도전에서 보여준 그들의 감동과 미소는 과거에 대해 한점 부끄럼 없고 후회하지 않는 자의 미소였다. 물론 그들 또한 그 당시에는 힘들고 괴로워서 포기하고 싶었을지 모른다. 또 후회하지 않다기에는 잘못된 선택을 많이 내렸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걸 딛고서도 열심히 노력하고 연예인으로서의 책무(책무라고 하긴 그렇지만 대중들에게 보여짐에 있어 최선을 다하는 것)를 충실히 이행했음에 그들은 인기를 얻고 성공할 수 있었다. 그런 과거의 열정과 노력이 지금의 그들을 만들었고 그 자리가 지금처럼 빛나는 것이 아닐까.

   

   나도 생각한다.

   지금은 언젠가의 과거이고 미래 지금을 추억하며 전율하고 감동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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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찾아줘 ㅣ 스릴러

데이빗 핀처 ㅣ 2014.10.23


 칙쇼가 영화권으로 보여줬던 영화. 외국영화라길래 외국영화 자막보기를 귀찮아하는 나로서는 처음에 달갑지 않게 생각했다. 처음 장면 영화는 아내를 쓰다듬으면서 음험한 생각을 하는 남편으로부터 시작한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다며 두개골을 부셔버리고 싶다"느니 그런 말을 하는데 마치 남편이 바로 사이코패스라는 식으로 관람객들이 생각하도록 만든다. 그리고 극 중간까지 바람을 피는 남편의 모습, 바람둥이 기질을 많이 보여줌으로써 관람객의 생각을 확실하게 만들어주고 중간부터는 소름끼치는 진실을 보여주는데, 그건 바로 아내가 사이코패스라는 것.

  아내는 자신의 스토리대로 일기를 만들어 놓는다거나 이웃집의 친구 하나를 잘 구슬려서 남편을 완전 범죄자로 모는 등 모든 이들이 그렇게 생각하도록 시나리오를 짜고 그대로 집을 나가버린다. "남편을 자신이 마음대로 할수 없다. 원하던 사람이 아니다."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남편은 그 시나리오대로 아내를 죽인 무자비한 살인마로 내몰리게 된다. 결국 마지막에 남편이 벗어나기 위한 수법으로 토크쇼에 나가 반성하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이 모습을 보고 아내는 돌아온다. 그것으로 끝이 나면서 행복한 부부생활로 돌아오는 것이 아니라 그때부터 본격적인 지옥생활이 시작된다. 밖으로는 "행복한 유명인 부부"로 코스프레를 하면서 사실은 냉랭한 그런 관계가 되어버린다. 그리고 아내가 돌아올때, 자신의 뒤를 봐준 전남친을 살해했다는 것을 남편은 알면서 수틀린다면 자신 또한 그렇게 죽이지 않을까 라는 공포감 또한 시달리게 된다. 

  전혀 무서운 장면은 나오지 않는다. 중간즈음에 전 남친이 죽는 장면이 나오긴 하지만, 그 장면이 그렇게 잔인하다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스믈스믈 공포감이 밀려온다. 내가 이 영화를 보고 드는 생각은 만약 내가 남편이였다면 어땠을까 라는 것이다. 나라면 그 여자가 하자는 대로 순종적으로 잘 따르며 살수 있었을까? 나는 은근 순종적인 면이 있어서 괜찮지 않았을까 했지만, 그런 자발적인 순종이 아닌 "내가 이렇게 행동하지 않으면 이 여자는 나를 어떻게 할 지 모른다."라는 소름끼치는 생각에서 비롯된 순종이라면 그 삶 자체가 감옥이 아닐까. 그러다 보면 언젠가 지치고 힘들어 내 삶이 아닌 그 여자만의 삶만이 부부 생활에서 존재하게 될 것이다. 나를 잃어버린 삶. 그 삶은 죽는 것보다 더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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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드보이 ㅣ 드라마, 미스터리

박찬욱 ㅣ 2003.11.21


  올드보이. 어렸을 적에 잔인한 장면 때문에 보지 못하다가 결국 다시 보게 된 작품.

매번 명작 영화라고 꼽히면서 항상 이야기로만 들어왔는데 혹시나가 역시나 명작임에 틀림없었다. 어리둥절한 전개가 많았지만 서서히 연결되어 가면서 마지막에 드러나는 진실은 적잖이 충격적이었다. 사회의 터부시되는 "근친상간"을 주제로 한 영화로 "역지사지"라는 말도 떠오른다. "만약 너였다면?" 물론 작중에서 우진과 수아는 모든 것을 다 알면서, 대수와 미도는 모르면서 라는 차이점이 있긴 하지만 그 사실이 알려저 터부를 어긴 사회적 눈초리와 비난의 눈길은 같을 것이다. 

  하지만 내가 드는 생각은 과연 우진의 행동을 정당화 할 수 있는가이다. 소문을 퍼뜨린다는 것. 아니땐 굴뚝에 연기나랴 라는 심보 아닐까? 정말로 소문이 그냥 오해에서 비롯되어 자신의 누이가 죽었다면 나는 우진의 손을 들어주고 싶지만.. 그것이 아닌 이상 우진이 15년간 대수를 감금하고 아내를 죽이는 등 그런 행동을 한다는 것은 용서할 수 없다. 감독은 그런 생각에서 결말부분에 우진의 자살을 넣지 않았을까. 물론 그 자살이 모든 것을 정당화하고 미화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영화의 결말에서 살아남는 사람은 둘이다. 대수와 미도. 대수는 최면을 통해서 모든 비극적인 것을 모르는 상태로 돌아가고자 한다. 하지만, 마지막 그 표정은 모든 것을 잊고 사랑에 빠진 자의 표정이 아니다. 처음에는 웃음이 번지다 이내 괴로움, 씁쓸함, 등 많은 부정적인 감정들이 스쳐 지나간다. 우진이 자신의 잘못을 죽음으로 정당화 할 수 없듯이, 대수 또한 최면 하나만으로 자신의 죗값에서 벗어나는 것은 불가능 하지 않을까.


"아무리 짐승만도 못한 사람이라도 살 권리는 있다."

물론 살 권리는 있다.

짐승처럼 살 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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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펙트 게임 ㅣ 드라마
박희곤 ㅣ 2011.12.21


  퍼펙트 게임. 재석이가 보자고 해서 함께 본 영화. 보면 야구를 하고 싶게 만드는 영화다. 1980년대 당시 정말 각각 해태와 롯데의 에이스 투수인 선동열(렬인지 열인지..)과 최동원이 만들어가는 영화이다. 마지막엔 정말 훈훈하게 끝나서 "이게 정말 실화맞어?"라는 식의 생각까지 하게 만드는 드라마같은 실화, 실화같은 드라마다. 오랜만에 해피엔딩의 훈훈함을 다시 한 번 맛보게 해 준 영화. 인터넷에 검색을 해보니 다 좋았지만 여기자의 비중이 너무 억지감동을 불러 일으켰다라는 평이 많은데 개인적으로는 뭐 봐줄 만 한 정도라고 평가한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의 평가대로 박만수도, 그 여기자도 없이 두 투수의 집중을 했었다면 조금 더 좋은 영화가 탄생할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도 어느정도 들긴 하는 것 같다. 그리고 역시 조승우의 연기는 수준급이다. 양동근은 대사라든가 그런게 많지가 않아 그렇게 수준급이였다 라고 평하기가 그렇지만 조승우는 역시 다르다고 생각한다. 걸쭉한 사투리도 그렇고.. 역시 조승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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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해 ㅣ 범죄, 스릴러
나홍진 ㅣ 2010.12.22

 황해. 사실 내가 엄청 보고싶었던 영화 중 하나였다. 비디오여행과 같은 영화를 소개시켜주는 프로그램에서 접하게 되었는데, 그 나레이션 아저씨가 의미심장하게 스토리를 비비꼬면서 호기심을 자극하듯이 말하기에 나의 뇌리에 딱 박혔지만, 당시에는 시간이 없어서 보지 못하고 시간이 났을때는 검색해보니 "잔인하다"라는 평 하나에 감히 볼 수 없었다. 하지만 그래도 너무나도 호기심이 강했기에 결국은 보게 된 영화. 사실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재밌다. 나는 잔인한 장면을 잘 보지 못하기에 하정우가 목표의 엄지손가락을 자르는 장면이라든가 기타 여러 장면들은 눈을 가리고 보기도 했다. 하지만 그런 장면들에 내성이 강하다면 그냥 봐도 괜찮을 정도. 이 영화를 보고 나서는 완전하게 스토리가 이해되지 않았다. 네이버에 검색을 해 본 후에 얽히고 설킨 인물들의 관계를 보면서 내가 참 많은 것을 놓쳤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마지막 반전까지.. (사실 마지막 장면은 논란이 많지만 나는 반전이라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좋은 영화다. 특히 하정우의 비참한 연기는 정말 甲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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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뢰인 ㅣ 드라마, 스릴러
손영성 ㅣ 2011.09.29

 원래 영화관에서 보고 개봉일자가 1월달인 줄 알았는데, 혜원이가 개봉했던 영화라고 해서 다운받아 보게 되었다. 내가 좋아하는 법정물 영화. 사실 우리나라의 재판이 저런 식으로 배심원을 두고 검사와 변호사가 서로 신경전을 벌이는 식으로 진행되지는 않는다고 하나 말싸움이나 논쟁을 좋아하는 나로써는 이런 영화 속이나 드라마 속에서 일어나는 법정공방을 상당히 좋아한다. 하지만 스토리가 완전하게 치밀하게 짜여져서 마지막 반전에 전율이 일어나는.. 그런 반전을 바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물론 장혁의 눈물연기가 상당히 인상적이긴 했지만, 너무 몰아가는 식의 느낌이 들어 "혹시 그냥 마지막에 이렇게 저렇게 되는거 아냐?"라고 짐작하게 될 것 만 같은 느낌이 든다. 개인적으로 하정우는 "황해"에서처럼 아주 처참하고 불쌍한 연기가 잘 어울리는 배우인 것 같다. 만약 하정우가 범인을 연기했다면 어떨까.. 한번 생각해보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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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간도 ㅣ 드라마, 느와르, 범죄
맥조위, 유위강2011 .09 .08

  남자들이 봐야할 영화라고 추천이 되어있길래 본 영화.  처음에 사람 얼굴이 너무 헷갈려서 "내가 안면인식 장애인가?"라고 생각해서 검색까지 해봤다.  하지만 조금만 지나니 스토리가 파악되고 인물들의 얼굴이 쏙쏙 눈에 들어오더라.  내용은 삼합회와 경찰간의 스파이 전쟁이다.  비밀경찰의 임무를 가지고 조직에 들어가 10년간 일한 인영과 조직의 명령을 받고 경찰로 들어간 유반장(이름을 모르겠다.)  둘과 그 주위를 둘러싼 이야기다. 
  그런데 너무나도 짧은 느낌이 든다.  러닝타임이 약 85분정도인데, 이 분량의 내용을 85분내에 담기에는 너무 부족하지 않았나 싶다.  그래서 뭔가 일어날것같은 긴장감을 느끼다가도 흐지부지되는 그런 느낌을 많이 받았다.  어제 애니메이션을 거의 20편가량 쭈욱 연달아봐서 그런건지, 러닝타임이 너무 부족하다고 느꼈다.  극중 내내 몰입해서 시간이 엄청 빠르게 지나갔는데, 한 120분가량으로 분량을 좀더 늘렸다면 좋지 않을까 싶었다.
  그리고 사실 조직쪽에서 파견한 스파이가 하나가 아니였다는건 꽤 반전이였다.  하지만 유반장이 비밀경찰 데이터에서 영인을 지운것이 "그를 보통 민간인으로 돌려주기 위해서"인지, 아니라면 그 기록을 없애 "조직의 일원으로 만들어버리기 위해서"인지는 잘 모르겠다.  첫번째 이유라면 마지막에 영인을 위해 왜 배를 준비하지 않았는가 가 의문이 되고, 두번째 이유라고 하더라도 그닥 신빙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여튼 두 스파이가 서로 협력해서 보스를 죽인 장면은 참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협력하리라곤 생각도 못했기에..  그리고 마지막 장면에서 조직측의 스파이가 한명 더 있었다는 것, 그리고 그 스파이 또한 유반장이 자신을 위해서 처리해 버렸다는 것, 여기서 제목의 뜻이 나오지 않는가 싶다.
  "무간도" 무간이란 끊임없이 고통을 받는 지옥의 일종이라고 한다.  다시말해서 유반장은 자신혼자서 살아남았지만, 그 죄책감으로 끊임없이 고통을 받는다는 것을 의미하는게 아닐까 싶다.  그리고 영화는 제일 처음 영위가 경찰학교를 나가던 장면으로 돌아가 유반장은 이렇게 말한다 "대신 내가 나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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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멕데타 ㅣ 2006.03.18

  Vendetta ; 1. (두 가문・집단이 살인에 살인을 거듭하며 오래 계속하는) 피의 복수   2. 앙갚음, 복수
다시 말해서 피의 복수를 위한 V.  내가 이 영화를 알게 된 것은 사실 가이 포크스 가면 때문이다.  몇 년 전 촛불집회에서 어떤 이들이 의미심장하게 웃는 얼굴이 그려진 가면을 쓰고 보였고 거기서 어떤 블로그에서 "심지어 가이 포크스 가면까지 나오더라 ㅋㅋ"하면서 비웃었다.  그리고 금새 잊혀졌는데 어느 날, 아노미나스라는 국제 해커단체에 관한 글을 봤는데 그 마스코트 문양이 이 가이포크스 가면이였다.  흥미가 생긴 나는 이 가면의 유래를 검색해봤는데, 바로 유래는 몇년 되지 않은 이 영화였다.
  가이포크스는 1600년대에 살았던 인물로 11월 5일 화약을 지하창고에 몰래 넣어둔 화약음모사건의 행동대장이였다.  사실 자신은 카톨릭계의 꾐에 빠져서 별 뜻 없이 했다고 하는 사람이지만 "국회의사당에 신념을 가지고 들어간 유일한 사람"이라는 평을 받기도 한다니 뭔가 놀랍다.  이전에도 저 가면의 얼굴이 있었는지 찾아보았지만 영화가 나오기 전에는 가이포크스 가면은 없었다.  게다가 영국에서는 가이 포크스 데이라고 해서 11월 5일 가이 포크스의 모습을 띈 인형을 불태우며 조롱하는 기념일까지 있다고 하니, 사실상 그렇게 좋은 인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내 생각에는 갑신정변을 일으킨 김옥균 등과 같은 인물과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렇게 포장을 잘해서 "자유"를 위해 싸우는 투사로 둔갑시켜 전세계적으로 반향을 일으키다니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영화는 괜찮았다.  중간에 몇몇 등장인물이 헷갈린 적도 있지만, 스토리에 군더더기도 별로 없고 깔끔하게 마무리 된 것 같다.  게다가 마지막 시위대들이 검은 망토에 가이포크스 가면을 쓰고 행진하는 부분은 대단히 소름끼쳤다.   그러나 마지막 부분, 경찰들과 V가 대적하는 부분에서 좀 더 여운을 남겨도 좋지 않았는가 싶다.  시간내서 보기 괜찮은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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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지전
감독 : 장훈
출연배우 : 신하균, 고수, 이제훈...
상영정보 : 2011년 7월 20일 개봉
영화장르 : 전쟁, 드라마


  오랜만에 영화관에 가서 본 영화다.  내가 가장 감명깊게 그리고 가장 많이 본 영화가 "태극기 휘날리며"인 것처럼 난 전쟁영화를 좋아한다.  커다란 전쟁속에서 희생되는 비극적인 개인상이라든가 각 부대원들간의 끈끈한 유대감 같은 것들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전쟁영화를 보고 있자면 마치 그 시대, 그 현장 속을 생생하게 겪고 있는 것만 같다.  고지전 또한 같은 기대를 하고 영화를 보았다.  물론 전쟁이라는 테마를 어느정도 잘 살려내어 만든 작품이긴 하지만 솔직히 말하면 아쉬운 점도 크다.

  먼저 극 중 개연성이 너무 떨어지는 것 같다.  태극기 휘날리며 같은 경우, 내가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가 개연성이 꽤 잘 잡혀있다.  극중 주인공인 진태와 진석이 정말 우애깊은 형제라는 것을 영화 초반부 징병당하기 전의 장면들로 충분히 짐작이 가능하고 영신과의 관계 또한 그 전부분에서 아주 잘 드러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영화 진행도중 영신의 죽음에는 눈물을 흘릴만큼 안타까움이 있고 진석과 진태간의 반목은 좀 더 도드라지게 나타나게 된다. 
  고지전과 같은 경우에는 그러한 개연성이 너무나도 떨어진다.  수혁과 은표의 관계는 그저 "대학동기"로만 표현되고 그 둘의 유대관계를 짐작할 수 있는 장면은 결코 나오지 않는다.  초반부에 북한군에게 잡힌 장면이 있지만 그걸로서는 유대감을 완전하게 표현하기는 어렵지 않을까 싶다.  그것보다 더 심한 날림은 "2초"라고 불리는 차태경과의 관계이다.  고지의 주인이 항상 바뀌는 것을 보고 물자를 들고 내려가기가 귀찮았던 몇몇 중대원들이 물자를 묻어 숨겨두고 후퇴하고 다시 전진해서 그 물자를 파먹고 하던 것을, 북한군 몇명도 알게되어 각자 후퇴시에 물자를 묻어 상대편에게 전해주면서 알게 된 여자가 바로 차태경이다.  그들은 전쟁 도중에 보급물자를 땅에 묻어 제공해주는 역할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한마디로 아주 표면적인 관계이다.  도중에 수혁은 태경이 넣어둔 가족사진을 보고 태경의 동생을 가리키며 농담조로 은표에게 "네 형수님 될 여자야."라고 말한다.  이 말은 내 귀에는 농담조로 들렸다.  으레 남자녀석들끼리 이쁜 여자를 보면서 "나 얘랑 결혼할거다"식처럼 말이다.(이렇게 생각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수혁과 태경의 가족들이 원래 아무런 관계가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도중 수혁은 자신의 후임인 성식이 "2초"에게 죽고 그렇게 슬퍼함에도 불구하고 "2초"가 바로 차태경이라는 걸 알자마자 놓아줘 버린다.  그리고 그 성식을 죽인 태경은 놓아주면서 성식을 구하지 않은 수혁에게 "성식을 죽인 것은 바로 너야"라고 이야기한다.  이게 말이 되는 상황인가?  그렇게 성식을 위한다면 2초를 죽이는 것이 더 낫지 않겠느냐 이말이다.  친족관계도, 친한관계도 아닌데다 더구나 자신의 동료를 죽인 태경을 쉽게 놓아준다는게 너무나도 이해가 가질 않는다.  또한 수혁조차 2초가 태경이라는 것을 알자 자신의 총을 내려놓고 태경의 총에 죽음을 맞는다.  너무 황당해서 어이가 없다.  전쟁이 일어나기 전 태경과 수혁과 은표가 서로 동기라든가 아주 끈끈하던 삼각관계였다면 모르겠다.  이러한 점들이 너무나도 아쉬운 점들이다.  아마 그러한 장면들이 잘려버린 것은 아닌지.. 무삭제판으로 확인해보고 싶다
  또 한가지 더 이야기하자면 극 중 영일이라는 인물은 정말 맘에 들었다.  까까머리로 깎은 헤어스타일과 강한 인상이 내 마음을 사로잡았다.  하지만 마지막 영일이 죽는 장면은 너무나도 아쉬웠다.  영일은 마지막 전투가 벌어지기 전, 자신보다 나이가 많은 부하들에게 "이 전투가 끝나고 살아돌아가게 되면 형이라고 부를게"라고 말한다.  만약 이 대사를 살려서 마지막 팔과 다리를 잃은 영일이 죽어가며 눈물과 함께 "형..."이라고 대사를 했다면 어떨까?  그 상황은 관람객들에게 아주 비극적으로 다가올 것이다.  하지만 극 중 영일은 아무런 대사도 없이 북한군 대위에 의해 죽고만다.  좋은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살리지 못했던 점이 너무나도 아쉽다.
  하지만 한국전쟁을 테마로 다루고 아직 방송에 알려지지 않은 53년 휴전선 교착상태의 모습을 그려냈다는 점이 인상깊고 맘에 들었다.  극중 연기들 또한 아주 좋았다.(태경은 좀 예외..)  누군가 보러간다면 추천해주고 싶은 영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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