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드보이 ㅣ 드라마, 미스터리

박찬욱 ㅣ 2003.11.21


  올드보이. 어렸을 적에 잔인한 장면 때문에 보지 못하다가 결국 다시 보게 된 작품.

매번 명작 영화라고 꼽히면서 항상 이야기로만 들어왔는데 혹시나가 역시나 명작임에 틀림없었다. 어리둥절한 전개가 많았지만 서서히 연결되어 가면서 마지막에 드러나는 진실은 적잖이 충격적이었다. 사회의 터부시되는 "근친상간"을 주제로 한 영화로 "역지사지"라는 말도 떠오른다. "만약 너였다면?" 물론 작중에서 우진과 수아는 모든 것을 다 알면서, 대수와 미도는 모르면서 라는 차이점이 있긴 하지만 그 사실이 알려저 터부를 어긴 사회적 눈초리와 비난의 눈길은 같을 것이다. 

  하지만 내가 드는 생각은 과연 우진의 행동을 정당화 할 수 있는가이다. 소문을 퍼뜨린다는 것. 아니땐 굴뚝에 연기나랴 라는 심보 아닐까? 정말로 소문이 그냥 오해에서 비롯되어 자신의 누이가 죽었다면 나는 우진의 손을 들어주고 싶지만.. 그것이 아닌 이상 우진이 15년간 대수를 감금하고 아내를 죽이는 등 그런 행동을 한다는 것은 용서할 수 없다. 감독은 그런 생각에서 결말부분에 우진의 자살을 넣지 않았을까. 물론 그 자살이 모든 것을 정당화하고 미화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영화의 결말에서 살아남는 사람은 둘이다. 대수와 미도. 대수는 최면을 통해서 모든 비극적인 것을 모르는 상태로 돌아가고자 한다. 하지만, 마지막 그 표정은 모든 것을 잊고 사랑에 빠진 자의 표정이 아니다. 처음에는 웃음이 번지다 이내 괴로움, 씁쓸함, 등 많은 부정적인 감정들이 스쳐 지나간다. 우진이 자신의 잘못을 죽음으로 정당화 할 수 없듯이, 대수 또한 최면 하나만으로 자신의 죗값에서 벗어나는 것은 불가능 하지 않을까.


"아무리 짐승만도 못한 사람이라도 살 권리는 있다."

물론 살 권리는 있다.

짐승처럼 살 권리.

'감상 > 영화/프로그램' 카테고리의 다른 글

무한도전 - 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  (0) 2015.01.19
나를 찾아줘  (0) 2014.11.24
퍼펙트 게임  (0) 2012.01.05
황해  (0) 2012.01.05
의뢰인  (0) 2012.01.05

+ Recent posts